2008년 06월 07일
제발 광고의 자리에 선전을 넣지 말아라.
제발 광고의 자리에 선전을 넣지 말아라.
송혜교가 선전을 한다?
인터넷이든, 친구들과의 대화든, 학교 선생님의 말이든, 부모님의 이야기든 뭐든간에 우리들은 광고와 선전을 너무나도 혼동한다. ‘엄마 폰샀네?’ ‘응. 이거 송혜교가 선전하는거 있잖아.’ ‘엄마!! 선전이 뭐야?! 광고지!’
나는 처음으로 대학교에 입학하고 광고학과에 들어가서 배운 ‘광고학적 지식’이 ‘선전과 광고의 차이’였다. 짐승의 새끼가 처음 본 생명체를 제 어미로 여기듯, 나도 선전과 광고의 차이를 광고학도의 어미처럼 여기며 신봉하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는 그들의 오류를 바로잡아나갔다. 그런데도 세상은 너무나도 바꾸기 힘들었다.
우리학교 광고학과 선배들은 물론, 동기며 후배들까지 주변인들의 오류를 바로잡아주고 있지만 뿌리박힌 선전의 그림자는 걷힐 줄 모른다. ‘그거 있잖아. 이번에 윤은혜가 선전하는 녹차. 괜찮아~ 잘될거야~ 노래부른거 그거 있잖아.’ ‘선전이 아니고 광고야. 정확하게 말하면 윤은혜가 찍은 CF(Commercial Film)이고.’ 알았다던 친구는 다음날 또다시 ‘야, 스카이 선전에 나오는 모델 누구야?’ 란다. 참나...
광고와 선전의 차이.
영어로 풀어서 말하자면 광고는 Advertisement고, 선전은 propaganda 이다.
광고는 특정제품의 판매촉진을 위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그 제품의 장점이나 유용성 등을 설명한 상업적인 목적이 분명한 것이다. 광고주가 특정매체(미디어 등)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기업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행해지는 일련의 행위로 우리가 흔히 접하는 TV광고, 인쇄광고인 신문잡지광고, 라디오 광고, 옥외광고 등이 이곳에 속한다. 또한, 기업의 직접적인 매출에 관련되는 광고 -한달에 300억을 벌어들인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이준기의 스타파워를 앞세운 전형적인 프로모션형 광고같은- 가 아니더라도 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브랜드 마케팅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공익광고식의 광고 -삼성이나 포스코 등- 나, 유행에 휩쓸려 단기간에 치고 빠지는 스폰서 광고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자행되는 수많은 광고들. SK고, KTF고, 제일은행이고, 외환은행이고, 월드콘이고, 다음이고 간에 이젠 구분하기도 힘들정도로 수많은 월드컵 광고가 토해져나온다.- 같은 것들도 모두 ‘선전’이 아닌 광고에 속한다.
선전의 첫 번째 뜻으로는 정치적인 이유에서 일반 대중들에게 정치적인 이념등을 강하게 설파하는 것을 들수 있겠다. 광고와는 달리 상업적인 목적이 전혀 없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공산주의에서 쓰는 선전선동 같은 단어에서 풍겨지는 뉘앙스 그대로의 단어라는 것이다.
두 번째 뜻으로는 여론적인 혹은 개별적인 믿음이나 추구하는 바를 다른 사람이나 조직에 알리고 전파하는 전반적인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선전은 선전을 하는 사람이 반드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때로는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행해질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학교 회장이 쓰레기를 줍자. 라며 주변인들을 회유하는 행위를 선전으로도 볼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선전의 의미는 주로 정치권에서 사용된다. 한 유명인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표명하며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찍어달라는 행위 또한 정치적 선전이 될 수있다.
결국은 목적의 차이라는 것이다. 광고는 기업의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선전은 대중을 선도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우리는 왜 선전을 사용하는가.
선전 (propaganda)라는 용어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로 원래 의미는 가톨릭 교회에서의 선교를 위한 대규모 종교적 집회였다. 이러한 의미가 확대되어 오늘날에는 특정한 교조나 사상 또는 이념등을 강하게 주장하여 남을 설득하는 모든 수단을 통칭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 교조, 사상, 이념. 여기까지 읽었다면 답은 나왔다. 이념으로 나뉜 남북. 당시엔 존재하고 있었더라도 극히 미미했던 상업적인 광고. 오히려 광고보다 삐라를 위시한 선전물이 넘쳐났던 그 시대. 다카기 마사오가 제창, 실시한 반공선전운동. 전단지와 삐라는 동일시되었고, TV를 틀면 어김없이 흘러나오던 반공선전에 맞물려 TV에서 나오는 정규프로그램 외의 모든 영상물은 선전이구나. 라는 생각을 그들 세대는 무의식적으로 강요받게 된다. 그리고 세대간의 언어가 세습이 되어가면서 잘못된 단어선택은 바뀌지 않았고 어른들에게서 광고의 자리에 선전을 자주 넣는 것을 듣고 자란 우리세대와 앞세대들은 광고보다는 선전이 더 익숙해져버린 것이다. 알게모르게 기득권의 지배논리에 세뇌되어서 말이다. 그 덕분에 우리는 신자유주의 사회로 무섭게 접어들고 있는 21세기에도 광고와 선전을 혼용하거나 오용하고 있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제발 ‘광고’의 자리에 ‘선전’을 넣지 말아라.
이젠 우리부터라도 바꿔야하지 않을까? 계속적으로 이어져 내려와서 습관이 고집이 되어버린 어른의 세대에게 선전대신 광고를 사용하라고 강요하는건 어떤 의미로 폭력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부터 바꿔나간다면 그 물결은 전 세대를 뒤덮을테고 그건 자연스러운 변화로 이어질것이다. 그러면서 우리의 잘못된 언어습관은 바뀌게 될것이다.
지금, 나부터, 이 자리에서 바꿔보자. 그리고 주변의 모든 인물들에게 알리자. 한사람의 열걸음 보다는 열사람의 한걸음이 낫듯이 작은 자리지만 이곳에서부터 바뀌어 나간다면 세상이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 일지도 모른다.
쓰고보니 나의 글은 선전의 형식을 빙자한 글이 되어버리고 만것 같다. 선전이라도 좋다. 계몽적이라고 욕해도 좋다. 이건 관습이나 편의로써 뭉개버리고 무마될 문제가 아닌 어그러진 현실이니까. 그걸 바로잡는건 아는 자의 몫일 테니까.
그러기에 난 오늘도 이준기가 ‘선전’한 게 아니고 이준기가 ‘광고’한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를 마시기 위해, TV에서 ‘선전’하지 않고 ‘광고’하고 있는 리바이스의 아틀란티스 청바지를 사입기 위해 그들의 오류를 바로 잡아 나간다.
//2006. 4. 20
언제나 사춘기적 감수성을 지니고픈 소혹성 J-447의 어린총수. Zele Park
Copyright ⓒ ZelePark 칼럼 All Rights Reserved.
# by | 2008/06/07 19:12 | 기억이핥은흔적(군대) | 트랙백 | 덧글(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